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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저는 누군가가 식당을 하고 싶다고 하면 쉽게 권하지 않습니다.

 

요즘 같은 시대엔 외식업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임대료는 오르고, 인건비는 부족하고, 고객의 입맛은 빠르게 변합니다. 맛만 좋다고 다 되는 세상도 아니고, 열정 하나로 버티기엔 현실의 벽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어떤 사람은 여전히 식당을 하려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내가 만든 음식을 누군가가 맛있게 먹는 것'에서 삶의 의미를 느끼기도 합니다.

 

당신도 그런 사람 중 하나일 겁니다.
1억 원이라는 제한된 예산 안에서, 인구 50만 명 이상의 대도시 주택가 한 켠에 조용히, 하지만 단단하게 자리를 잡아보고 싶습니다.

 

이 글은 외식업의 현실을 모르고 무턱대고 뛰어드는 분들을 위한 글이 아닙니다.
이미 마음을 먹은 사람들, 어떻게든 식당 하나 열어보려는 분들께 드리는 작은 조언과 얇은 경험의 공유입니다. 시나리오 식으로 작성하였으니 가볍게 읽어봐 주세요.

– ‘좋은 자리는 어떻게 찾나’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

창업은 누구에게나 설레면서도 막막한 여정입니다.
특히 예산 1억 원, 그 중에서 보증금과 인테리어에 들어갈 비용을 생각하면 '어디에 자리를 잡아야 하나' 하는 고민은 매일 밤 머릿속을 떠나지 않죠.

당신은 지금, 인구 50만 명 이상 대도시의 주택가에서 작은 식당 하나를 차려보려 합니다. 화려한 중심상권이 아니라도, 조용한 주택가 안에서도 잘만 선택하면 매출은 안정적으로 흐를 수 있다는 걸 믿고 있거든요.

 

1. 주택가인 이유

도심 한복판, 대학가, 번화가 상권도 좋지만, 예산이 한정적이라면 오히려 주택가가 기회가 될 수 있어요.
주택가는 생활권 중심이기 때문에 낮에는 인근 주민, 밤에는 퇴근 후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찾아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조용하지만 맛집' 컨셉의 식당들이 이런 주택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어요.

무엇보다도 보증금과 월세가 비교적 낮고 경쟁도 덜 치열하다는 게 큰 장점이죠.


2. 상권을 볼 때 가장 먼저 볼 3가지

상권을 돌며 유심히 봐야할 세 가지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① 유동 인구보다 생활 밀착도

  • 창업을 준비하면서 제일 먼저 해야하는 건 상권을 직접 눈으로 보고 걷는 일입니다.
    사람이 얼마나 많이 지나가는지, 근처에 어떤 업종이 있는지, 주변 분위기는 어떤지… 매일 같이 발품을 팔며 나름의 기준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어요.
    그러나 ‘유동 인구 수’만으로는 상권의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서도 가게가 텅텅 비어 있기도 하고, 반대로 조용한 골목 안쪽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 식당도 있거든요.
  • 이 차이를 만드는 건 바로 **‘생활 밀착도’**입니다.
    생활 밀착도라는 건 말 그대로 그 동네 사람들의 일상에 가게가 얼마나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는가를 말해요. 예를 들어 점심에 아이 등하굣길 부모님들이 커피 한 잔 하며 들를 수 있는 곳인지, 퇴근 후 동네 주민이 밥 한 끼 해결하러 자주 찾는 거리인지, 주말이면 가족들이 산책 삼아 나와서 간단히 식사하고 갈 만한 자리에 있는지…
  • 이런 요소들이 단골을 만드는 핵심이에요. 특히 주택가 상권은 '지나가는 사람'보다 '다시 오는 사람'이 더 중요해요. 지나가다 한 번 오는 손님보다, 일주일에 두 번 오는 손님이 식당을 살립니다. 그래서 유동 인구 수보다는 **‘이 동네 사람들이 자주 밥을 사먹는 장소인가’**를 더 주의 깊게 보아야 합니다.
  • 그리고 재미있는 건, 사람들이 자주 밥을 먹는 동네는 늘 사람의 냄새가 난다는 점이에요. 빨래 널린 베란다, 유모차를 끄는 엄마, 걸어서 등원하는 아이들, 퇴근길 마트 들르는 아빠… 그런 일상의 풍경 속에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라면, 식당도 무리 없이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죠.
  • 결론은 이거예요.
    수많은 발자국보다 한 사람의 반복된 발걸음이 더 값지다.

② 점심과 저녁 수요가 균형 잡힌가

  • 직장 밀집 지역은 점심 장사는 잘 되지만, 저녁은 썰렁해지기 쉬워요.
  • 반면 주택가는 점심·저녁 모두 꾸준한 수요가 있습니다. 배달과 포장도 함께 돌아가면 더 안정적이죠.
  • 식당을 열 자리를 찾을 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 중 하나가
    “여기 유동인구 많아요. 점심 장사 잘 돼요.”라는 거예요.그래서 점심뿐 아니라 저녁에도 어느 정도 수요가 있는 상권인지를 중요하게 보아야 해요.
    특히 주택가 상권은 점심 + 저녁의 조합이 꽤 안정적으로 나오는 편이에요.이런 패턴이 만들어지면 하루 매출이 쏠리지 않고 균형 있게 흐르게 돼요.
    점심 장사로 하루를 버티고, 저녁 장사로 숨을 고를 수 있는 구조랄까요.식당은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이에요.
    하루 두 번, 나를 찾는 손님이 있는 상권이라면 그 자체로 경쟁력입니다.
  • 물론 주택가는 회전율이 빠르진 않아요.
    하지만 회전율보다 중요한 건 안정적인 흐름이에요.
    손님이 쫙 몰렸다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천천히 꾸준히 들어오는 상권이 오히려 장기적으로는 체력 소모도 적고 매출 예측도 쉬워요.
  • 점심시간엔 인근 학부모, 어린이집 선생님, 재택근무하는 직장인들이 가볍게 한 끼 먹으러 오고,
    저녁엔 가족 단위, 혼밥족, 또는 근처 상점에서 일 끝낸 자영업자들이 슬슬 들어오기 시작하죠.
  • 조심해야 할 주변의 조언이 있어요.
    점심 장사가 잘 된다는 말, 얼마나 솔깃해요. 직장인들이 점심시간마다 몰려오고, 회전율도 빠르고.
    그런데 그런 곳은 대개 점심 장사만 잘 되는 경우가 많고
    오후 2시만 넘으면 사람이 싹 빠지고, 저녁시간엔 썰렁해지는 곳들이 의외로 많죠.

근처에 경쟁 식당이 있는가

  • 아이러니하게도 식당이 몇 개 있는 곳이 좋다고 생각해요.
  • 사람들이 “밥 먹으러 가는 동네”라는 인식이 있는 곳이 유리합니다. 단, 같은 메뉴군은 피하고, 틈새를 노려야 해요.
  • 식당 자리를 볼 때 사람들은 흔히 이렇게 말하죠.
    “여긴 이미 식당이 많아서 경쟁이 치열해요.”
    ‘굳이 힘든 데 들어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겠지만 괜찮아요 .왜냐하면 사람들이 식당을 가는 데는 ‘이유’가 있기 때문이에요.
    “밥 먹으러 가는 동네”는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힘이 있어요.
    예를 들어, 점심에 어디 갈까 고민할 때 떠오르는 동네, 주말에 외식하러 가는 거리… 그런 곳은 이미 사람들이 ‘밥 먹는 동선’ 안에 있는 지역이라는 뜻이죠.예를 들어:
    • 근처 식당들은 전부 점심 위주라면, 나는 저녁 중심 식당을 해볼 수 있고
    • 다들 가족 단위 손님을 노린다면, 나는 혼밥이나 1인 고객 중심으로 포지셔닝할 수 있고
    • 전통적인 한식집이 많다면, 나는 경쾌한 캐주얼 메뉴로 차별화할 수 있어요
    또 하나의 장점은, 식당이 여러 곳 모여 있으면 유입도 많아진다는 점이에요.
    마치 쇼핑몰 안에 여러 옷가게가 있듯, 한 골목에 식당이 여러 개 있으면
    “그 동네 가면 뭐라도 하나 먹고 오지”라는 인식이 생기기 때문에, 손님 입장에서도 방문 이유가 생기죠.
  • 결국 중요한 건 그들과 똑같이 경쟁하는 게 아니라, 그 사이에서 ‘내 자리’를 찾는 전략이에요.
  • 물론 비슷한 콘셉트의 식당이 몰려 있으면 피하는 게 맞아요.
    예를 들어 같은 골목에 국밥집이 3곳이라면 굳이 거기에 4번째 국밥집을 낼 이유는 없죠.
    하지만 그 경쟁 식당들이 어떤 고객을 대상으로 어떤 스타일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잘 살펴보면, 오히려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새가 보여요.
  • 경쟁 식당이 있는 곳은 오히려 기회일 수 있다는 생각도 해보세요.


3. 자금 배분 현실 정리 (총 예산 1억 기준)

    1. “1억이면 작은 식당 하나 차릴 수 있겠지.”
      창업을 처음 준비할 때, 막연히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하지만 막상 엑셀을 켜고, 견적을 하나하나 넣어보면…
      1억은 결코 많은 돈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무리해서 돈을 아끼기만 하다간 ‘싸 보이는 가게’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예쁘게만 하려다 보면 운영비가 바닥나는 사태가 생기기도 하죠. 그래서 ‘적당히 예쁘고, 적당히 실용적인’ 수준에서 현실적인 자금 배분을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고려할 건 보증금과 월세에요.
      대도시 주택가 1층에 위치한, 15평 내외의 소형 상가를 기준으로 보면, 보증금은 2,000만 원에서 5,000만 원 사이, 월세는 100만 원에서 180만 원 정도 수준이에요. 그래서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150만 원 정도의 물건을 타겟으로 잡아 보았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한 달 장사가 안 돼도 6개월은 버틸 수 있어야 한다”**는 원칙이에요.
      그래서 월세는 선불 3개월분 + 관리비 등 여유 자금 포함으로 약 450만 원 정도를 초기 자금으로 잡았어요
    2. 다음은 인테리어 비용.
      비용을 아끼려면 셀프 인테리어나 간편 공사가 기본이지만, 주방 쪽은 전문가의 손을 빌려야 하고, 전기·배관은 법적 기준도 맞춰야 하다 보면 최소 3,000만 원 안팎은 필요할 거에요.
      현재 식당하는 곳을 인수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전기, 배수, 주방공사등 골치아픈 내용이 다 해결되어 있기 때문이죠.
    3. 주방 설비는 최대 절감 포인트예요. 신품은 물론 좋지만, 중고 시장만 잘 뒤져도 냉장고, 밥솥, 가스렌지, 작업대 등을 절반 이하 가격에 구할 수 있어요.
      주요 장비는 중고로, 식기류나 칼·도마 같은 건 새 걸로 준비해서 약 2,000만 원 이하 수준에서 맞출 수 있어요.
    4. 여기에 초도 식자재 구입비, 간판·홍보비, 배달앱 등록비, 소모품 구입비, 전산기기 비용 등 잊기 쉬운 항목들이 숨어 있어요.
      이런 것들도 다 합치면 500~700만 원은 가볍게 넘어갑니다.
      특히 요즘은 카드 단말기, POS 시스템도 필수고, 오픈 이벤트도 어느 정도는 준비해야 하니까요.
    5.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건 유보 자금 확보예요.
      장사 초반은 ‘매출보다 지출이 빠른 시기’입니다.
      식자재비, 인건비, 월세, 공과금 등은 매달 정기적으로 나가지만, 손님은 하루하루 천천히 늘어나죠.
      그래서 당신은 초기 운영비로 최소 1,000만 원 이상은 반드시 남겨두자는 원칙을 세워야 합니다.
      “돈은 다 써놓고 이제부터 열심히 벌면 되겠지”라는 생각은 정말 위험해요. 식당은 시작이 아니라 버티는 싸움이니까요.

 항목금액(대략)비고

점포 보증금 3,000만 원 주택가의 1층 소형 상가 기준
월세 (선불 3개월) 450만 원 월 150만 원 가정
인테리어 3,000만 원 소규모 식당(15평 기준)
주방기기/설비 2,000만 원 중고 활용시 절감 가능
초도 물품/재료 300만 원 오픈 프로모션 포함
간판/홍보 200만 원 오픈 홍보 및 배달앱 등록
유보자금 1,050만 원 초기 운영자금
 

→ 요약: 월 150만 원 이하의 임대료, 15평 내외의 소형 식당을 기준으로 안전하게 운용


4. 이런 자리라면 눈여겨볼 만해요

  • 어린이집, 학원, 교회 인근 골목: 낮부터 저녁까지 인근 주민 유입이 일정함
  • 배달 오토바이가 자주 보이는 거리: 이미 배달이 활발하다는 뜻
  • 주택가와 소규모 상가가 혼합된 구역: 생활밀착형 소비 패턴
  • 주차 한두 대 가능한 거리 폭: 도보 고객뿐 아니라 자차 고객 유입도 고려

대도시 주택가의 외식 창업은 얼핏 보면 적은 자본으로도 시작할 수 있는, 안정적인 선택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수요도 천천히 쌓이고, 매출의 성장 속도 역시 더디게 느껴질 수 있어요.
하루아침에 대박이 나는 일은 거의 없고, 몇 달을 버티며 손님이 늘어나기를 기다리는 과정은 생각보다 지치고 외로울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리를 잘 잡는다’는 건 단순히 입지가 좋다는 의미가 아니라, 내 식당이 이 동네에서 어떤 필요를 채우고, 어떤 이유로 선택받을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해야 하는 문제입니다.
그 부분을 가볍게 넘긴다면, 아무리 싼 임대료도 결국 무의미해질 수 있어요.

외식업은 생각보다 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한 일의 연속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심을 담아 준비하고, 스스로를 끝없이 점검하며 나아간다면 조금씩 길은 열릴 수 있습니다.

당신의 창업 여정에 좋은 결과가 함께하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현실을 직시하되, 마음은 무너지지 않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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